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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동인천역/배다리] 지난 정취를 담아가는 카페 "싸리재" 본문

★ 취미/카페탐방

[인천/동인천역/배다리] 지난 정취를 담아가는 카페 "싸리재"

구칠씀 2022. 1. 14.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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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고 생각이 들수록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봤을 때, 혹시나 내가 그리워하는 것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려 있지는 않을지. 아님 그때쯤엔 몽땅 잊어버리고 마는 건 아닐지요. 동인천 배다리의 거리를 걷다 보면 유난히 오래된 것들이 자주 보이는 것 같아요. 딱 보아도 이 자리에 오랫동안 있었구나 싶은 가게들과 고물상, 문구점과 헌책방이 있어요. 그리고 한데 어울려서 이곳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요. 빠르게 바뀌는 새로운 것들로 채워가기보다는 오래된 것들을 담고 간직하는 이 거리처럼 지나온 것들에 사랑에 빠진 듯한 카페가 있어요. 이번에 간 카페 "싸리재"가 그런 곳이었어요. 나아가면서 지나온 것들도 소중히 간직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천/동인천역/배다리] 지난 정취를 담아가는 카페

싸리재

 

 

저는 점심이 지나 조금 느지막한 오후에 방문했는데 혼자 온 사람, 누군가와 함께 온 사람들로 3팀 정도 있었어요. 들어가서 왼쪽, 비스듬한 책꽂이를 따라 계단으로 올라가면 2층에 자리가 있어요. 

자리를 잡고 다시 내려와서 보니 싸리재는 "모카포트"를 사용하여 커피를 내려주신다고 해요.  머신은 익숙하지만 모카포트는 낯설었어요. 맛이 궁금해서 커피로 주문했습니다.

커피는 자리로 사장님이 가져다주셨어요. 저는 싸리재 커피를 주문했는데 맛은 부드러운 카푸치노. 맛은 쓰지 않고 시럽이 들어간 것 같지는 않은데 살짝 캐러멜 향이 나는 것 같았어요. 부드럽고 시나몬 향이 매력적인 커피예요. 설탕과 오트밀 과자도 주셨어요 :)


가구들과 천장과 바닥은 진한 나무색의 원목으로 되어있고 정면의 벽은 벽돌로 되어있어요. 노란 조명을 받으니 무겁거나 어둡지 않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어요. 1층에도 자리가 하나 있지만 2층에 자리가 많아요. 10명쯤 앉을 수 있는 큰 원목 테이블 하나와 4명이서 앉을 수 있는 자리 3개쯤, 둘이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둘, 이렇게 있었어요. 그리고 야외 테라스에 자리 하나. 음악 소리는 잔잔하고 작게 들렸고 사람들이 있을 때는 적당한 대화 소리가 들렸어요. 창문 밖에서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어오거나 하지 않고 조용했어요 


곳곳에 지금은 잘 쓰지 않아 일상에서 사라진 물건들이 많았어요. 필름 카메라, 비디오 플레이어, lp판과 나팔 축음기 턴테이블, 초와 촛대, 지금 보니 종이학도 잊고 있었어요.

1층에 내려가 계단을 받치는 비스듬한 나무 기둥에는 싸리재가 있기 전 옛날 배다리 골목 사진이 있었어요. 사진 속 그때 그곳에는 이 카페가 없지만 지금의 이곳이 어디인지를 표시해두셨어요. 그리고 가게 입구 쪽 벽면에는 한가득 싸리재를 다녀간 손님들의 손편지가 있었어요. 누구인지는 모를 누군가의 사진도 있었고요. 잠시 들러 머문 이 순간과 훗날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순간순간을 따뜻하게 간직하는 사장님이 지켜주시는 이 공간은 다음에도 따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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